💌 [지인] 더 많이 사랑하고 싶어서, 그리고 포스트

얼굴 모르는 이름들에게 📮

2024. 3. 27.

삼포옹!

요즘 남편과 껴안을 때 자주 하게 되는 말이 있다. 애정을 담아 동글동글하게 굴리듯 발음하게 되는 그 단어는 '삼포옹'이다.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시작한 말인데, 그 뜻은 아주 심플하다. 말 그대로 이제는 셋이 껴안게 됐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그럼에도 늘 둘이서 노는 게 제일 좋았다. 재작년 유럽에서 함께 지냈던 날들이 생각이 난다. 주말 내내 여행을 같이 한 뒤 돌아와서 씻는데, 또 하고픈 말이 떠올라서 서둘러 몸을 닦고는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이 생경하기도, 또 웃기기도 했었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에 대한 질문의 뒤에는 언제나 수많은 의문들이 따라왔었다. 그저 내 의지로 한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 게 맞는 일일까? 둘이서도 계속 행복하지 않을까. 지금처럼 더 많이 여행하고 시간을 마음껏 소비하면서.

그 수많은 논리적인 대답들을 부숴버린 건 아주 단순한 마음이었다. 어쩌면 그런 복잡하지 않은 확신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무럭무럭 자라는 귀여운 조카를 지켜보던 평범한 날에 남편에게 질문을 건넸다. "나는 태어나길 잘했단 생각이 들어. 사니까 좋아. 오빠는 어때?" 그는 대답했다. "나도!" 의문 없는 그 대답이, 너무나 쉽게 다른 의문들을 금방 지워내버렸다. "그럼 우리 아이도 행복하겠네."

사랑이 넘치는 우리 부부에게 온 너는 무조건 행복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건 자신감이라기보다는 그렇게 꼭 만들어주겠다는 다짐에 가깝다. 하지만 분명 느낀다. 침대에 누워 서로를 보며 말을 나누고 있던 날, 아주 귀엽고 따듯한 무언가가 우리에게 붙어있다는 상상을 한 적 있다. 그건 형태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것에게 이름이 있다면 사랑일 것이라 확신했다. 우리에게 더해진 작고 소중한 사랑. 엄마 아빠는 더 많이 사랑하고 싶어서 너를 만나기로 했어. 그리고 이미 그걸 느끼고 있어. 여름에 건강하게 만나자. 고맙고 소중한 우리의 아기야.

p.s.

이 포스트를 받으시는 지금, 저는 임신 5달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꽤나 티가 나도록 불러온 배가 귀엽게 느껴지고 뿌듯해요. 오늘은 사이즈가 넉넉한 수영복도 샀습니다. 아주아주 화려한 패턴으로요! 그렇게 저는 작업도 하고 수영도 하며 뱃속의 아기와 둘이 지내고 있을 예정이에요.

남편이 뉴욕에 출장을 가있거든요. 지난주에 정말 정말 멋진 자동차가 세상에 나왔기 때문입니다. KIA 브랜드의 세단 K4인데요. 뉴욕 오토쇼에서 첫 공개가 될 예정인 그 차를 남편이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어서 이렇게 적어봐요 히히. 그럼 오늘도 많이 웃는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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