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파묻힌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래 준비해 온, 여태껏 해온 일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프로젝트 오픈이 한 달을 앞두고 있거든요. 워라밸 하나 보고 다니던 회사에서 거의 처음으로 끝없는 야근을 경험하고 있어요. 야근뿐만 아니라 꿈에서도 일하는 꿈을 꾸고 깨서 다시 출근하고 퇴근하고 이것저것 하다가 다시 일하고 씻고 누워서 다시 꿈에서 일하고... 다행히 함께 헤쳐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지치면서도 즐거워요. 

 네... 오늘 메일은 쉬어가겠다는 변명을 길게도 해봤습니다. 다음 메일을 보낼 때면 오픈을 코앞에 두고 있을텐데, 그때는 자랑스레 이 프로젝트를 소개할 수 있길 바라며..! 아, 이 바쁜 와중에도 낭만은 잃지 않고 있답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퇴근하고 잠시 한강에 다녀왔어요. 카페 가던 길에 홀린듯이 저녁을 사들고 노을을 따라 걷다가 주황빛으로 일렁이는 물결과 마주앉아 밥을 먹고 왔어요. 여러분도 낭만 가득한 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완연한 봄이 오면 다시 만나요!

p.s. 오매불망 기다리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지난주에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여성의 일대기를 그린 <파친코> (이민진 저), <나폴리 4부작> (엘레나 페란테 저), <빌레트> (샬럿 브론테 저) 같은 소설을 애정하는 저로서 이 드라마와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어요. 팬심을 떠나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류성희 감독님이 미술감독을 맡으셨다는 부분과, 4주에 나눠 봄, 여름, 가을, 겨울 에피소드가 공개된다는 점이에요.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도 연도별 계절로 나누는 저를 미치게 하는 포인트죠. 따뜻해진 날씨에 딱 맞는 봄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넷플릭스에서 만나보세요!